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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 계산

대출이자 계산: 원리금균등 vs 원금균등, 무엇이 유리할까

대출 상환 방식에 따라 매달 내는 돈과 총이자가 달라집니다. 원리금균등·원금균등·만기일시 상환의 차이를 예시와 함께 비교합니다.

2026년 3월 22일읽는 데 6

같은 금액을 같은 금리로 빌려도, 상환 방식 에 따라 매달 내는 돈과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총이자가 달라집니다. 대출을 받기 전 세 가지 대표 방식의 차이를 알아두면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상환 방식

  • 원리금균등상환: 매달 내는 총액(원금+이자)이 일정. 초반엔 이자 비중이 크고 점점 원금 비중이 커짐
  • 원금균등상환: 매달 갚는 원금이 일정. 초반 상환액이 가장 크고 갈수록 줄어듦
  • 만기일시상환: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상환

한 줄 요약

총이자 부담은 보통 원금균등 < 원리금균등 < 만기일시 순서입니다. 대신 원금균등은 초기 부담이 큽니다.

원리금균등: 매달 같은 돈을 내는데 왜 원금이 안 줄어들까

원리금균등상환을 처음 겪는 사람이 가장 당황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몇 년을 성실히 갚았는데 잔액 조회를 해 보면 원금이 거의 그대로인 것입니다. 이건 은행이 뭔가를 숨긴 게 아니라, 방식 자체의 수학적 귀결입니다.

출발점은 단순한 사실 두 가지입니다. 이자는 ‘남아 있는 원금’ 에만 붙습니다. 그리고 원리금균등은 매달 내는 총액이 고정 입니다. 이 둘을 붙여 보면 결론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남은 원금이 가장 많은 때는 첫 달이고, 따라서 이자도 첫 달이 가장 큽니다. 그런데 내는 총액은 정해져 있으니 ‘원금 상환분 = 고정 총액 − 그달 이자’ 가 되어, 첫 달의 원금 상환분이 가장 작습니다.

그리고 원금이 조금밖에 줄지 않았으니 다음 달 이자도 조금밖에 줄지 않고, 그래서 원금 상환분도 조금밖에 늘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이 과정이 아주 느리게 굴러갑니다. 대신 회차가 쌓여 원금이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하면 이자가 빠르게 빠지고 원금 상환분이 가속도가 붙듯 커집니다. 상환 그래프가 직선이 아니라 완만한 곡선인 이유입니다.

원리금균등 월 상환액 공식

월 상환액 = 원금 × i × (1+i)^n ÷ ((1+i)^n − 1) (i = 연이율 ÷ 12, n = 총 개월 수). 이 식이 하는 일은 ‘매달 같은 금액을 n번 냈을 때 그 현재가치가 대출 원금과 같아지는 금액’ 을 찾는 것입니다.

실제 숫자로 보기 (1억 원, 연 4%, 30년 고정)

말로만 하면 감이 잘 오지 않으니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원금 1억 원, 연 4%(월 이율 0.04÷12), 360개월 원리금균등입니다.

  1. 월 상환액: 477,415원 — 360개월 내내 동일합니다.
  2. 1회차: 이자 333,333원 + 원금 144,082원. 낸 돈의 약 70%가 이자 입니다.
  3. 원금 상환분이 이자를 처음 넘어서는 시점: 153회차 — 즉 12년 9개월 이 지나서야 ‘이자보다 원금을 더 많이 갚는 달’ 이 옵니다.
  4. 180회차(정확히 절반, 15년) 시점의 잔액: 64,542,800원 — 기간의 절반을 갚았는데 원금은 35.5% 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5. 총이자: 71,869,506원 — 1억을 빌려 약 1억 7,187만 원을 갚습니다.

5년을 갚아도 원금은 이만큼만 줍니다

위 조건에서 5년(60회) 동안 낸 돈은 총 28,644,900원입니다. 그런데 그중 원금은 9,552,487원뿐이고 나머지 19,092,413원은 이자로 나갔습니다. 잔액은 아직 90,447,513원입니다. ‘열심히 갚았는데 왜 그대로냐’ 는 느낌은 착각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원금균등은 왜 총이자가 적을까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정리해야 합니다. 원금균등이 총이자가 적은 건 금리를 깎아 줘서가 아닙니다. 금리도 기간도 똑같습니다. 총이자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얼마의 원금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었는가’ 뿐입니다. 원금균등은 매달 같은 금액의 원금을 꼬박꼬박 밀어내기 때문에, 어느 시점을 찍어 보든 원리금균등보다 잔액이 항상 더 적습니다. 이자가 붙는 대상이 계속 더 작았으니 총이자도 적은 것입니다. 이자를 아끼는 게 아니라 돈을 더 빨리 갚아서 아끼는 것입니다.

같은 조건(1억 원, 연 4%, 30년)을 원금균등으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1. 매달 갚는 원금: 277,778원 — 1억 ÷ 360, 끝까지 고정입니다.
  2. 첫 달 상환액: 611,111원 (원금 277,778 + 이자 333,333)
  3. 마지막 달 상환액: 278,704원 — 잔액이 거의 없으니 이자도 거의 없습니다.
  4. 총이자: 60,166,667원 — 원리금균등(71,869,506원)보다 약 1,170만 원 적습니다.

1,170만 원은 공짜가 아닙니다

그 대가는 첫 달 상환액 611,111원 vs 477,415원, 매달 약 13만 원의 추가 부담으로 지불됩니다. 게다가 대출 한도 심사는 보통 초기 상환액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원금균등을 택하면 같은 소득으로 받을 수 있는 한도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짧은 대출로 비교하기

1,000만 원을 연 5% 금리, 1년(12개월) 상환으로 빌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 원리금균등: 매달 약 856,000원씩 동일하게 납부, 총이자 약 27만 원
  2. 원금균등: 첫 달 약 875,000원에서 시작해 점점 감소, 총이자 약 27만 원보다 약간 적음
  3. 만기일시: 매달 이자 약 41,667원만 내다가 마지막에 원금 1,000만 원 상환, 총이자 약 50만 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 차이는 훨씬 커집니다. 특히 만기일시 상환은 매달 부담이 가벼운 대신 총이자가 가장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흔한 오해 세 가지

“중도상환하면 무조건 이득이다”

원금을 미리 갚으면 이자가 붙는 잔액이 줄어드니 이자가 줄어드는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자가 준다’ 와 ‘내가 이득이다’ 는 다른 문장입니다. 세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1. 중도상환수수료 — 보통 대출 실행 후 일정 기간(흔히 3년) 안에 갚으면 부과되고, 남은 기간에 비례해 줄어드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즉 실행 직후에 갚을수록 수수료 부담이 큽니다. 아낀 이자보다 수수료가 크면 상환은 손해입니다.
  2. 그 돈의 대안 수익률 — 상환으로 아끼는 이자는 정확히 ‘내 대출금리만큼’ 입니다. 여유자금을 대출금리보다 높은 수익률로(세후 기준) 굴릴 수 있다면 갚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판단 기준은 늘 대출금리 vs 세후 대안 수익률 입니다.
  3. 비상자금이 사라지는 위험 — 현금을 원금 상환에 다 넣으면 급전이 필요할 때 더 비싼 금리(신용대출·카드론)로 다시 빌리게 됩니다. 4% 대출을 갚으려고 나중에 10%로 빌리는 건 명백한 손해입니다.

일부상환 후에는 ‘기간 단축’ 을 고르세요

일부 중도상환을 하면 은행은 보통 ‘월 상환액 감소’ 와 ‘상환 기간 단축’ 중 하나를 고르게 합니다. 총이자를 가장 많이 줄이는 쪽은 기간 단축 입니다. 월 상환액을 낮추면 잔액이 더 오래 남아 있게 되고, 이자는 ‘잔액 × 시간’ 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현금흐름이 급하지 않다면 기간 단축이 유리합니다.

“금리와 기간이 같으면 총이자도 같다”

아닙니다. 앞서 본 대로 총이자는 금리·기간뿐 아니라 원금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었는지 로 결정됩니다. 같은 1억 원, 같은 연 4%, 같은 30년이라도 만기일시상환은 30년 내내 1억 원 전체에 이자가 붙습니다. 원금을 한 푼도 줄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 방식의 총이자가 갈리는 이유는 오직 이것 하나입니다.

“거치기간을 두면 부담이 준다”

거치기간은 이자만 내고 원금은 갚지 않는 기간 입니다. 이 기간 동안 원금은 1원도 줄지 않습니다. 줄지 않은 원금에 계속 이자가 붙으니 총이자는 늘어나고, 거치가 끝난 뒤에는 짧아진 남은 기간에 원금 전액을 갚아야 하므로 월 상환액도 커집니다. 거치기간은 부담을 줄이는 장치가 아니라, 초기의 현금흐름을 사 오는 대신 총비용과 나중의 부담을 지불하는 거래입니다. 거치기간이 끝나는 달에 상환액이 갑자기 뛰어 곤란해지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변동금리라면 계산이 달라진다

위의 모든 계산에는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 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변동금리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리가 바뀌는 시점마다 은행은 그 시점의 잔액과 남은 기간 을 가지고 월 상환액을 다시 계산합니다.

  • 원리금균등 + 변동금리: 금리가 오르면 ‘매달 같은 금액’ 이라는 성질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새 금리로 다시 계산된, 더 큰 금액이 새로운 고정값 이 됩니다.
  • 원금균등 + 변동금리: 원금 부분은 그대로고 이자 부분만 움직이므로, 금리 상승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 극적입니다.
  • 혼합형(고정 후 변동): 초기 몇 년만 고정이고 그 뒤 변동으로 전환됩니다. 전환 시점의 금리 수준이 그때부터의 상환액을 좌우하므로, ‘고정금리 대출’ 이라는 말만 믿지 말고 고정 구간이 몇 년인지 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도 심사의 금리는 계약 금리와 다를 수 있습니다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는 미래의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실제 계약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가정 하도록 하는 규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리 3%인데 왜 한도가 이것밖에 안 나오지?” 같은 상황이 생깁니다. 한도 계산에 쓰인 금리와 내가 실제로 낼 금리는 별개로 확인하세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 현금 흐름이 빠듯하다면: 매달 일정한 원리금균등이 예측·관리에 유리
  • 초기 여유가 있고 이자를 아끼고 싶다면: 원금균등
  • 곧 목돈이 들어올 예정이라면: 단기 만기일시도 고려 가능

실무적으로 덧붙이자면, ‘총이자가 가장 적은 방식’ 이 언제나 정답은 아닙니다. 매달의 상환액이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가면 연체가 발생하고, 연체이자와 신용점수 하락은 1,170만 원의 절감액을 순식간에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먼저 감당 가능한 월 상환액의 상한 을 정하고, 그 안에서 총이자가 가장 적은 방식을 고르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목돈이 생겼습니다. 대출을 갚는 게 나을까요?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세요. 첫째,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건(보통 대출 후 3년 경과, 또는 연간 일정 한도 내 상환)에 해당하는지. 둘째, 그 돈을 대출금리보다 높은 세후 수익률 로 굴릴 대안이 있는지. 셋째, 갚고 나서도 몇 달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비상자금이 남는지. 셋 다 문제없다면 갚는 쪽이 확실한 이득이고, 상환 방식은 ‘기간 단축’ 으로 지정하세요.

원금균등이 총이자가 적은데 왜 다들 원리금균등을 쓰나요?

매달 나가는 돈이 일정해서 가계 예산을 짜기 쉽고, 초기 상환액이 낮아 같은 소득으로 더 큰 한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의 예시에서 원금균등의 첫 달 부담은 원리금균등보다 약 13만 원 큽니다. 주택 구입처럼 대출 한도가 곧 매수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상황에서는, 총이자보다 한도가 더 중요한 제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기일시상환은 왜 존재하나요? 총이자가 제일 많은데요.

만기에 원금이 확실히 들어오는 구조 에서는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전세자금대출은 만기에 임대인에게서 보증금을 돌려받아 갚습니다. 굳이 매달 원금을 갚아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짧은 기간의 사업 자금이나, 곧 자산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어떻게든 되겠지’ 로 만기일시를 택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 입니다. 만기에 원금이 없으면 결국 더 나쁜 조건으로 다시 빌려야 합니다.

상환 방식을 중간에 바꿀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상환 방식은 대출 실행 시점에 정해지고 이후 변경은 어렵습니다. 바꾸려면 사실상 대환(기존 대출을 갚고 새 대출을 받는 것) 이 필요한데, 이는 새로운 대출이므로 중도상환수수료·인지세·근저당 설정비 같은 비용이 발생하고 심사도 다시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실행 전에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실행된 대출이라면 방식을 바꾸는 대신 일부 중도상환(기간 단축)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내 대출 금액·금리·기간을 넣고 방식별 월 상환액과 총이자를 직접 비교해 보면 선택이 훨씬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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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용 안내

예시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계산이며, 실제 대출은 중도상환수수료·우대금리·변동금리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조건은 금융기관에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