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 어디까지가 정상인가
요율표를 봐도 내가 낼 금액이 안 나오는 이유와, 그 표에서 정말 가져가야 할 한 가지.
중개수수료 금액을 듣는 순간은 대개 계약이 거의 끝난 뒤입니다. 그 자리에서 "이게 맞나"를 따져 볼 시간은 길어야 몇 초입니다. 그래서 미리 검색해 보게 되는데, 요율표를 찾아도 내가 낼 금액은 여전히 안 나옵니다.
표가 불친절해서가 아닙니다. 그 표는 원래 금액을 알려주는 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표에 적힌 숫자는 받아야 할 금액이 아니다
공인중개사법이 정한 요율은 개업공인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실제 금액은 그 아래에서 의뢰인과 협의해 정합니다. 표에 0.4%라고 적혀 있으면 "0.4%를 내야 한다"가 아니라 "0.4%를 넘겨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계약 자리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정가라고 알고 앉으면 협의할 수 있었던 것을 협의하지 못한 채로 끝납니다.
이 글에서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그래서 요율을 외우는 건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구간이 여러 개인데다 경계에 걸치면 요율이 바뀝니다. 게다가 낮은 구간에는 한도액이 따로 붙어서, 요율로 계산한 값이 그 위로 못 올라갑니다. 매매와 임대차는 표가 아예 다릅니다.
이걸 다 외워서 암산하려는 것보다, 표가 상한이라는 사실 하나만 알고 금액은 중개보수 계산기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아래는 그 계산이 어디서 어긋나기 쉬운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도액은 별도 요금이 아니라 천장이다
가장 자주 오해받는 항목입니다. 한도액은 따로 내는 돈이 아니라, 요율로 계산한 값을 자르는 상한입니다.
매매 4,500만 원짜리 거래를 예로 들면 요율이 0.6%라 27만 원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구간의 한도액이 25만 원이라 실제 상한은 25만 원입니다. 2만 원은 그냥 잘립니다.
한도액은 모든 구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금액이 낮은 두 구간에만 붙어 있습니다. 소액 거래에서 요율만으로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도액이 없는 구간에서는 그만큼 다른 일이 벌어집니다.
1만 원 차이로 90만 원이 갈리는 지점
9억 원짜리 집과 8억 9,999만 원짜리 집을 견줘 보겠습니다. 집값 차이는 1만 원입니다. 그런데 중개보수 상한은 각각 450만 원과 약 360만 원입니다.
9억 원에서 요율 구간이 바뀌는데 그 자리에는 한도액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율이 통째로 올라가 버리니 계단이 생깁니다. 구간이 바뀌는 자리마다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 9억 원 경계 — 약 90만 원 뜁니다
- 12억 원 경계 — 약 120만 원
- 15억 원 경계 — 약 150만 원
반대로 5천만 원과 2억 원 경계에서는 이런 일이 없습니다. 그 두 자리는 계산해 보면 경계 앞뒤가 정확히 같은 금액입니다. 요율은 분명히 바뀌는데도 그렇습니다.
한도액이 그 계단을 메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율이 낮아지는 만큼 한도액이 앞 구간을 눌러 둬서, 경계를 넘어가도 금액이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한도액은 소액 거래를 보호하는 장치이면서 동시에 경계를 매끄럽게 잇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매매가가 경계에 가깝다면 한 번 계산해 보세요
덧붙이면, 한도액이 실제로 일을 시작하는 것은 매매 약 4,167만 원, 임대차 4,000만 원을 넘어설 때부터입니다. 그 아래에서는 요율로 계산한 값이 한도액에 못 미쳐 아무 영향이 없습니다.
같은 3억인데 매매와 전세가 다릅니다
거래금액이 3억 원으로 같아도 매매는 0.4%, 임대차는 0.3%가 상한입니다. 표를 하나만 보고 계산하면 딱 이 차이만큼 어긋납니다.
월세는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보증금과 월차임을 하나의 금액으로 환산한 뒤에 요율을 적용하는데, 그 환산에 걸려 넘어지기 쉬운 지점이 따로 있어 다른 글에서 다룹니다.
오피스텔은 조건을 다 갖춰야 주택 요율입니다
오피스텔은 갈림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래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경우에만 낮은 요율(매매·교환 0.5%, 임대차 0.4%)이 적용됩니다.
- 전용면적 85㎡ 이하
- 전용 입식부엌
- 전용 수세식화장실과 목욕시설
하나라도 빠지면 그 밖의 오피스텔이 되어 0.9% 이내에서 협의가 됩니다. 구간표도 한도액도 없이 협의만 남는다는 뜻이라,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토지나 상가처럼 주택이 아닌 물건도 같은 방식입니다.
표에 안 적혀 있는 두 가지
- 부가가치세는 별도입니다. 요율로 계산한 금액이 최종 금액이 아닐 수 있습니다.
- 요율의 근거는 시·도 조례입니다. 주택 요율은 전국이 대체로 같지만 조례가 근거이므로, 정확한 값은 거래하는 지역의 요율표를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리
요율표는 금액표가 아니라 상한표입니다. 금액은 거래금액·거래 종류·물건 종류가 정해진 뒤에야 나오고, 그마저도 한도액에 잘릴 수 있습니다. 계산은 중개보수 계산기에 맡기시고, 계약 자리에는 "이 숫자는 상한이다"라는 것만 들고 가셔도 충분합니다.
이 글이 답하지 못하는 것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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