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세율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과세표준이 5,000만 원을 넘으면 24% 구간이니까, 전체 소득의 24%를 세금으로 낸다”— 아주 흔하지만 틀린 이해입니다. 누진세율은 소득 전체에 하나의 세율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구간을 넘어선 초과분에만 높은 세율이 붙습니다.
과세표준이 5,000만 원인 사람의 세금은 이렇게 쌓입니다.
- 1,400만 원까지 → 6% → 84만 원
- 1,400만 원 초과 5,000만 원까지(3,600만 원) → 15% → 540만 원
- 합계 624만 원
5,000만 원 × 15% = 750만 원이 아닙니다. 실효세율로 따지면 약 12.5%입니다. 그래서 “연봉이 조금 올라 세율 구간이 바뀌면 오히려 손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넘어간 만큼에만 높은 세율이 붙으므로, 소득이 늘면 세후 소득도 반드시 늘어납니다.
실무에서는 이 계산을 간단히 하려고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공식을 씁니다. 위 예시라면 5,000만 원 × 15% − 126만 원 = 624만 원으로 결과가 같습니다.
2023년 개정으로 정확히 무엇이 바뀌었나
2023년 세법개정의 핵심은 세율이 아니라 구간이었습니다. 6~45%라는 8단계 세율 자체는 그대로 두고, 하위 2개 구간의 과세표준 상한만 올렸습니다.
- 6% 구간 상한: 1,200만 원 → 1,400만 원
- 15% 구간 상한: 4,600만 원 → 5,000만 원
효과를 앞의 예시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개정 전 구간으로 과세표준 5,000만 원을 계산하면 1,200만 원×6% + 3,400만 원×15% + 400만 원×24% = 678만 원이었습니다. 개정 후에는 624만 원입니다. 정확히 54만 원이 줄었습니다. 저·중소득 구간에 머무는 사람일수록 체감 효과가 큰 개정이었습니다.
월급에서 떼는 소득세는 이 표가 아닙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매달 급여에서 원천징수되는 소득세는 위 누진세율표를 직접 적용해 계산하지 않습니다. 국세청이 만든 근로소득 간이세액표를 따릅니다. 월 급여액과 부양가족 수만 알면 세액이 정해지는 조견표입니다.
간이세액표는 어디까지나 어림잡아 미리 걷는 금액입니다. 실제 세금은 이듬해 연말정산에서 각종 공제를 반영해 확정됩니다. 미리 낸 돈이 확정 세액보다 많으면 환급받고, 적으면 추가로 냅니다. 2월 급여의 희비가 여기서 갈립니다.
연봉 5,000만 원 = 과세표준 5,000만 원이 아닙니다
많은 분이 연봉을 그대로 과세표준으로 착각합니다. 과세표준까지 가는 길은 이렇습니다.
- 총급여 − 근로소득공제 = 근로소득금액
- − 인적공제(1인당 150만 원), 연금보험료공제, 특별소득공제 등 = 과세표준
연봉 5,000만 원인 직장인의 실제 과세표준은 공제를 거치면 훨씬 낮아집니다. 그래서 체감 세 부담은 명목 세율보다 항상 낮습니다. 여기에 산출세액의 10%가 지방소득세로 별도 부과된다는 점만 잊지 마세요. 최고세율 45% 구간(과세표준 10억 원 초과)이라면 지방소득세까지 합쳐 실질 49.5%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