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도는 왜 계산기로 나오지 않나
DSR과 LTV가 각각 무엇을 보는지, 그리고 같은 조건이어도 사람마다 · 시기마다 한도가 달라지는 이유.
대출 한도를 알아보면 사이트마다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 은행에 가면 또 다릅니다.
계산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한도를 정하는 규칙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갈리는지 알아 두면 적어도 왜 답이 안 맞는지는 설명이 됩니다.
하나는 집을 보고, 하나는 사람을 봅니다
- LTV는 집을 봅니다. 집값 대비 얼마까지 빌려줄 것인가. 담보가 기준입니다.
- DSR은 사람을 봅니다. 소득 대비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얼마인가. 상환 능력이 기준입니다.
둘 중 하나만 통과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만족해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실제 한도는 두 계산 결과 중 더 작은 쪽입니다. 집값 대비 여유가 있어도 소득 대비 부담이 크면 막히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집값의 몇 퍼센트"만 계산해 본 사람은 대개 실제보다 큰 숫자를 손에 쥐게 됩니다. 그 숫자는 두 값 중 하나일 뿐이고, 대체로 더 큰 쪽입니다.
계산기가 모르는 것은 집이 아니라 당신입니다
DSR의 분자에는 이 집을 사려고 받을 대출만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마이너스 통장까지 이미 지고 있는 빚 전부가 들어갑니다. 금융회사가 서로 다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한도를 계산하려면 그 사람의 부채 전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건 계산기가 물어볼 수 있는 종류의 정보가 아닙니다 — 쓰지 않고 열어만 둔 마이너스 통장이 어떻게 잡히는지처럼, 본인도 정확히 모르는 항목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조회해야 숫자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계산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입력을 조회할 수 있는 쪽이 거기뿐이라서입니다.
심사에 쓰는 금리는 지금 금리가 아닙니다
스트레스 DSR은 지금 금리가 아니라 금리가 올랐을 때를 가정한 금리로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가정하는 금리 폭은 시기와 지역, 대출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소득도 그대로고 빚도 그대로인데 지난번에 들은 한도와 이번 한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잘못한 것이 아니라 계산에 쓰이는 가정이 바뀐 것입니다.
담보 쪽에도 한 겹이 더 있습니다
집값에 LTV를 곱한 값이 그대로 한도가 되지도 않습니다. 그 집에 소액 보증금으로 들어온 임차인은 담보물권자보다 앞서 일정액을 변제받기 때문입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
담보로 잡는 쪽에서 보면 앞서는 몫이 있는 만큼 담보가치가 줄어듭니다. 그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전입신고한 날은 아직 안전하지 않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임차인으로서 알아 둘 것과 집을 사는 사람으로서 알아 둘 것이 같은 조문에서 나옵니다.
규제는 업권별·지역별·시기별로 따로입니다
가장 오해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은행에 적용되는 것과 다른 업권에 적용되는 것이 다르고, 규제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이 다르며, 같은 규제도 시행일이 다릅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실제로 틀릴 뻔했습니다
그래서 계산기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입력이 소득, 기존 대출 전부, 대출 종류, 지역, 금융회사까지 걸쳐 있고 그 위에 규제와 가정 금리가 수시로 바뀝니다.
이런 조건에서 숫자 하나를 내놓는 도구는 맞을 때보다 틀릴 때가 많고, 틀린 한도를 믿고 계약을 진행하면 잔금 단계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계약금은 이미 나간 뒤입니다. 대가가 큰 영역이라 계산해 주는 대신 구조를 설명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대신 순서를 권해 드립니다. 한도를 먼저 조회하고 계약합니다. 계약 시점별 확인 목록에서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을 정리해 두었는데, 대출 한도도 그 성격에 가깝습니다 —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에 알게 되면 선택지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정확한 한도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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